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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가족이 되어 가는 중 #1

by 창작하는선한연 2025. 1. 28.

아빠와 아이도 자주 싸운다.

아빠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말했다.

나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라고.

꼬맹이 때부터 아이가 하는 행동은 무조건 받아들였다.

주변에서 애가 너무 버릇없이 아빠에게 행동하는 거 아니야?. 하지 말라고 조심시켜.’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아빠는 주변에서 뭐라 해도 괜찮았다.

딸바보 아빠였다.

근데,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가면서 아이의 말은 우리 부부 머리에서 김이 피어오르게 하기 시작했다. 특히, 너무 친구처럼 지내는 아빠에게 과한 말을 할 때가 자주 발생했다.

친구 사이에 해도 심할 정도의 말이다.

그런 말을 듣거나 아이가 때리면 아빠는 아이에게 소리친다. 화를 낸다.

아빠가 씩씩거리며 거실로 나온다.

내가 너무 아이를 편하게 했나 봐. 고쳐야겠어. 애가 너무 버릇이 없어.’

10년 가까이 편하게 대하던 아이에게 아빠의 위엄을 가져야겠다고 한다.

아이도 따라 내려와 울면서 엄마에게 상황을 말한다.

아빠가 나를 쳤어.’라고.

아빠는 네가 먼저 아빠를 때렸잖아.’ 답변한다.

아빠가 내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했잖아.’ 아이도 지지 않고 말한다.

그렇다고 그렇게 아빠 머리를 세게 때리냐? 엄청 아프거든.’

아빠와 아이는 둘이 놀다가 아빠가 장난을 시작했다.

아이가 그만하라라고 말하면서 아빠 머리를 주먹으로 때린 거 같다. 이에 아빠가 아프고 화가 나서 안 해라고 말하면서 팔을 뿌리치다가 아이를 건드려 친 거 같다.

아빠한테 빨리 사과해.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아빠도 화가 나서 말한다.

아이 역시 대꾸한다. ‘아빠가 먼저 사과해. 하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했잖아.’

싫어 안 해. 네가 먼저 해.’ 아빠는 소리친다. ‘아빠가 먼저 해. 먼저 시작했잖아.’

결국, 아빠는 화가 난다면서 집 밖으로 나간다.

나는 나름대로 중재자가 되겠다고 아이에게 말한다.

아빠를 때리면 안 돼, 네가 잘못했어. 아빠한테 사과해.’

아이는 울면서 엄마, 아빠가 하지 말라고 하는데 계속했단 말이야.’라고 억울하다며 속상해한다.

아빠와 아이 둘 모두에게 시간이 필요했다.

아빠 화가 풀리고 들어오면 아빠는 아이에게 사과한다. ‘아빠가 장난쳐서 미안.’

아이도 아빠 때려서 미안.’ 답한다.

아빠는 아이와 잘 논다. 둘은 정말 친구다.

사진:  Unsplash 의 OPPO Find X5 Pro

보드게임, 장난, 운동 등 아빠는 아이와 함께 논다. 그러면서 또 싸우기도 한다.

내 눈엔 둘은 잘 노는 친구다. 물론, 잘 싸우기도 하는 친구다.

 

남편과 나 역시 자주 싸운다.

남편은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잘한다.

나는 다르고 다르다는 주의다. 말을 할 때 단어 선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남편은 이 단어 선택 능력이 부족하다. 어느 순간 나의 기분이 확 상해버린다.

내 상태가 좋을 때는 그래도 쉽게 넘어간다.

하지만 나 역시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문제다.

특히, 아침에 남편이 말하는 한마디에 즐거웠던 하루 시작이 엉망이 될 때가 있다.

나는 뿜어나는 열기를 내뱉으면서 남편에게 말을 골라서 하라고 했지!!!’라고 소리친다.

사진: Unsplash의Afif Ramdhasuma

 

아침에 우리 서로 대화를 하지 말자.’라고 말하고 나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남편은 출근준비를 마치고 나가면서 자기야~~~ 미안해. 갔다 올게.’라고 사과를 하고 나간다.

 

우리 가족은 이렇게 매일 싸운다.

소리 지르고 울기도 하고 집을 나가기도 한다. 물론 아이는 집을 나가지는 않는다.

주로 아빠와 엄마가 나간다. 화를 식히려고.

우리는 이러면서 가족이 되어 가고 있다. 서로에게 맞춰가고 조심할 행동을 알아가면서.

사진 Unsplash의Pablo Merchán Montes


안녕하세요. 

오늘도 제 티스토리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위 글은 제가 브런치스토리에 연재 중인 글의 일부입니다. 

https://brunch.co.kr/@myviewsonmylife/64

 

06화 가족이 되어 가는 중. #1

우리 가족은 돌아가면서 매일 싸운다. | 우리 가족은 매일 싸운다. 우리 가족은 매일 돌아가면서 싸운다. 엄마와 아이, 아이와 아빠, 아빠와 엄마. 싸우고 사과하고 화해하면서 이렇게 우리는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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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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