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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6

욕심쟁이 시츄 이야기 그녀를 돌보면서 난 화가 난다. 강아지가 이렇게 인간을 화나게 할 수 있구나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내가 강아지를 정말 좋아하는 거냐는 생각도 든다. 종아리 높이도 안 되는 뒤뚱거리는 작은 덩치의 그녀에게 화를 낼 때 나 스스로 자괴감도 든다. '작은 생명체랑 뭐 하는 건지'라는 생각과 함께….그녀의 주인은 그녀와 산책하고 돌아왔다. 그녀를 위해 간식도 사서 왔다. 그러면서 그녀가 '살이 찌니 너무 많이 주지 마세요'라고 부탁했다. 나는 '네~~'라고 답변을 하고 그녀 주인을 배웅했다. 주인이 가고 나면 그녀는 나를 째려고 보고 자기 방석으로 간다. 정말 째려본다는 느낌이다. 이렇게 그녀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아지와 싸우고 있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큰 개도 아니고 내 종아리 높이도 .. 2024. 11. 24.
수수 이야기 수수는 아직 모든 의문에 대해서 해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수수는 계속 그 답을 구하려 할 것이며, 그러면서 자기 주위에 있는 관계를 잘 유지하기로 했다. 관계를 잘 유지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그들에게 연락하고, 만나고, 그들의 감정을 봐주고, 이해하며 위로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물, 물건에 대해선 제대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수는 물건을 사기 위해, 산 물건을 관리하기 위해, 또 버리기 위해서 많은 돈과 에너지를 사용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물건, 사물을 소중히 하지 않았음을 인식했다. 수수 주변엔 물건이 많았다. 수수는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삶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공간에 여유를 두기로 했다.  자연도 보기로 했다. 일하면서도 자.. 2024. 11. 22.
조급함 지금 나는 또 길을 잃었다. 시작했던 나의 원대했던 꿈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나는 풍선이 쪼그라든 상태로 바닥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있는 느낌이다. ‘과정에서 즐기기로 했으면서 결과를 왜 바라고 있는 거지?’그래, 나의 문제는 현재 결과를 바라고 있다. 머릿속에선 언제부터인가 상상의 내가 바라는 그 모습의 영상들이 흘러가지 않는다. ‘뭐지? 왜 이런 상태가 된 거지?’‘나 자신이 욕심을 내고 있기에, 균형감을 잃었기에 영상이 흘러가지 않는 것일까?’내 안의 덜 자란 나 자신이 욕심을 내고 또 두 손에 뭔가를 잔뜩 움켜쥐고 있는 것일까?뭘 잡고 있는 거지? 갖고자 하는 욕망, 빨리 갖고 싶은 조급함. 싹도 트지 않은 상태에서인데, 땅에서 씨앗을 파내고 ‘싹이 났니?’라고 묻고 있는 거 같다. 싹이 .. 2024. 11. 21.
욕심쟁이며 고집쟁이인 시추 나는 강아지를 좋아한다. 엄청 좋아한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추가로 강아지를 돌보는 일을 한다. 내가 강아지를 잠시 돌봐주는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주인들은 자신의 강아지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사실을...나 역시 내 강아지에 대해서 지인에게 맡기기 전까지 정확히 몰랐다. 나는 인간이다. 그녀는 시추다. 이기적인 그녀이다. 고집도 엄청 세다. 그녀를 돌보면서 난 그녀와 자주 싸웠다. 정말 고집이 세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한다. 정말 그녀를 때려주고 싶다. 짧은 다리로 몸집은 뚱뚱해서 정말 나를 화나게 한다. 나는 인간이고 그녀는 개다. 근데 그녀는 정말 못됐다. 다른 애들은 자기 근처에 오지도 못한다. 간식을 주면 자기 혼자 다 먹으려고 한다. 간식을 물고가서 자기가 쉬는 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2024. 11. 19.
'안'의 이야기 수수는 웃었다. 뭐라고 안에게 어설픈 위로를 할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나는 관계에서 ‘좋은 게 좋은 거야’하고 항상 살았는데…. 그러면서 상대에게 맞춰주었던 나 자신이 문제였던 거 같아. 어느 순간 내가 없더라고.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잘 표현하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내가 정말 싫은 것도 그냥 넘어가길 바라더라고. 근데, 내 속에서 그걸 받아들이는 데 지쳤나 봐. 내가 더는 못하겠다고 터진 거 같아.“수수가 알던 안은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지 않았다. 안은 원래 자신의 의견도 당당히 말했다. 자신감도 있었다. 좋아하는 일이라고 일도 즐겼다. 수수가 알던 안은 그랬다. 근데, 지금 안이 자신을 설명하는데 다른 안을 설명하고 있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아니 새로 팀장이 오면서, 뭔가 마음이 .. 2024. 11. 15.
내말 릴리를 갖게 되다. 내말 릴리를 드디어 갖게 되었다. 검은색의 윤기가 흐르는 릴리는 암말이다. 아마 내가 검은색 말을 생각하게 된 것은 Black beauty 때문인지도 모른다. 릴리는 순하면서도 나름의 고집이 있는 말이다. 내 농장을 갖게 된 후 말을 계속 키우고 싶었는데 그 바램이 이제야 이루어졌다. 농장은 점점더 넓어지고 있다. 집 거실에 앉아 폴링도어를 열고 밖을 본다. 앞에 쫙 펼쳐져 있는 농장이 한눈에 보인다. 저 멀리 또 보이는 실버놀이터. 은하가 운영해 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내가 드디어 이루어 냈다. 내 간절한 바램들. 내가 재정적 자유를 이루고 베풀수 있는 삶을 이루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실버놀이터. 누구나 와서 지낼 수 있고 즐길수 있는 곳. 이런 곳을 성격별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재단을 설립하여.. 2024.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