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토토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른다.
토토를 임시 보호하겠다고 신청했을 때 토토를 구조한 분이 부산에서 내 집까지 데려다주셨다.
서울까지 토토를 위해 부산에서부터 올라오신 것이다.
토토를 구조한 분은 유기견들이 안락사되기 전에 구하는 분이다. 그분은 코카스페니얼을 현재 12마리 데리고 사신다고 했다. 12마리는 보호센터에서 보신탕 업소로 넘어가기 직전에 구조한 아이들이라 한다.
유기된 아이 중에는 토토나 코카스페니얼처럼 5kg 이상이 넘는 개들은 안락사도 아닌 보신탕 업소로 몰래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하셨다. 유기견을 모두 자신이 챙길 수 없기에 임시 보호를 맡아주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하시며 토토를 맡기고 가셨다.
맡기고 떠나시기 전에 안쓰러운 토토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가셨다.
토토는 추정 나이는 5살 정도다. 동물병원에 주인이었는지 아님. 다른 누구였는지 모르는 이가 버리겠다고 알아서 하라고 맡기고 간 아이라 했다. 그래도 이렇게 동물병원에 버렸으니 좋은 사람일 수 있다.
유기견, 버려지는 강아지들 일부는 길에, 산에, 위험한 도로 위에 혹은 처음 가보는 섬에 놓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토토를 동물병원에 버리며 안락사를 시키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토토에 대한 정확한 사정은 모른다. 단지, 버려진 유기견이다.
나는 토토를 잠시 돌봐주려고만 했다.
나에겐 이미 쫑이, 민이, 쫑이 새끼 지니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유기견이 더 살지 못하고 죽음으로 몰리는 상황을 알게 되고 난 후, 그들을 잠시라도 돌보고 싶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너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으로 맡게 된 아이가 토토다.
토토는 전 주인이 성대 수술을 시켜 놓은 상태다. 아마도 시끄럽다고 목소리 수술을 시킨 거 같다.
토토는 수술로 인해 ‘왕왕’ 짖지만, 소리가 작다. 그래도 열심히 떠들며 짖는 아이다.
토토는 처음 내 집에 왔을 때부터 뒷다리를 접고 앞다리를 세워 앉아서 오돌오돌 떨었다.
등치는 우리 집에 있는 다른 강아지보다 큰 녀석이 앉아서 온몸을 떨고 있었다.
몇 달간 내가 데리고 있었다. 근데 토토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푸들인 토토는 유기견 중에서도 작은 크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기에 환영받지 못했다. 또 겁이 많아서 물기도 했다.
나 역시 토토를 데리고 있으면서 몇 번을 물렸다. 한번은 손목을 심하게 물려서 병원에서 꿰매기도 했다.
나는 토토를 잘 몰랐다. 적응되지 않은 토토를 다른 애들 만지듯 만지다가 몇 번 물린 것이다. 토토는 겁도 엄청 많았다. 사람을 물고 이빨을 보인다. 토토가 이빨을 으르렁거리면 잘 보이는 이유는 특히, 겁이 많아서 그런 것이다.
이런 상태의 토토를 입양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나에게 토토를 데려다주신 분은 부탁했다. ‘그냥 내가 토토를 입양해 주면 안 되겠냐고? 마땅한 주인을 구하지 못하면 결국은 죽게 된다고.’ 나는 이 겁많은 토토를 결국은 입양하기로 했다.
나는 토토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토토 역시 내게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토토 처지에서 보면 그가 던져진 환경은 다른 강아지 세 마리가 있는 완전히 새로운 집이었다. 그 집 주인은 아이들 사이에 그를 놓고 아침마다 출근했다.
그는 집도, 다른 아이들과도 적응하지 못했는데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도 많은 시간 곁에 없었다.
새 주인이 된 나는 나중에 알게 되었다.
토토가 자신이 나간 다음 문 앞에서 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있었다는 사실을.
토토는 내가 출근하러 나가면 문 앞에서 앞발을 들고 뒷발로 방방 뛰면서 온종일 나를 찾고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리거나 적응하지 못한 채.
다른 강아지들은 그를 싫어했다. 쫑이는 무시했고, 민이는 정말로 싫어했다. 아주 작은 쫑이 새끼인 지니아 역시 토토를 무시했다.
토토가 옆에 오면 으르렁거리며 근처에 오지 못하게 했다.
토토는 사람은 물지만 다른 강아지들은 무서워했다.
덩치는 제일 컸지만, 서열은 제일 하위였다.
나는 토토가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생활했는지는 모른다.
단지 나는 이런 추측을 했다.
‘토토는 키우던 분은 아마도 돌아가셨어. 토토가 가끔 침대나 이불에 누군가 누워 있으면 누워 있는 사람을 지키듯이 다른 누군가가 그 사람 곁에 못 오게 짖고 이빨을 보이며 물려고 하거든. 아프셨다가 돌아가신 거 같아. 아파 누워 있었기에 그 옆에서 주인을 많이 지키려고 했던 거 같다는 말이야.’
내가 추측한 내용이 맞는지는 토토만 안다. 버려졌기에 토토의 과거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 나 역시 토토의 행동을 보면서 추측할 뿐이다.
토토는 똑똑한 녀석이다. 토토는 TV 리모컨도 가지고 오고, 손전화기도 가지고 오라면 가져왔다.. 손!, 빵! 등의 행동을 취하면 토토는 모두 잘했다..
전에 토토를 키우던 주인은 토토에 많은 훈련을 시킨 거 같다.
강아지에게 훈련을 시키려 해도 관심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민이, 쫑이는 ‘손’, ‘엎드려’ 정도와 간식 등 음식을 줄 때 ‘기다려’ 정도만 겨우 훈련을 했다. 나는 다른 훈련은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고 시키지도 않았다.
내가 키우는 아이들은 나와 함께 늘어져 있기를 좋아하고 산책을 하러 나가는 걸 좋아는 정도일 뿐이다. 아마 주인인 나 때문일지도. 그런 반면 토토는 참 많은 걸 할 줄 아는 아이였다.
쫑이 새끼인 지니아는 더 훈련이 안 되어 있었다. 훈련하기 위해선 그 강아지에게 집중할 시간을 줘야 한다. 민이, 쫑이가 항상 옆에 있기에 지니아만 따로 훈련시키기를 나는 포기한 상태였다. 그래서 지니아는 손도 잘할 줄 모른다.
토토가 나와 같이 살면서 우리 생활도 바뀌기 시작했다.
토토는 먹는 식탐이 많다. 전 주인이 풍족히 어린 시절에 주지 않아서 그런지는 잘 모른다.
단지, 먹는 걸 엄청 좋아한다.
특히, 군고구마를 엄청 좋아한다.
하루 나는 고구마를 식탁 위에 오븐에 구워 놓고 식히겠다고 뚜껑을 열어 놓고 낮잠을 잠시 잤다.
자고 일어나 방문을 여는 순간 토토가 오븐에서 고구마를 물고 식탁에서 뛰어내려 의자를 밟고 도망갔다.
오븐에서 구운 고구마를 이미 하나 먹었고, 또 먹으려는데 내가 문을 여니 먹으려던 고구마를 들고 도망을 간 것이다.
나는 웃기기도 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쫑이나 민이는 우선 식탁을 올라가지를 않는다. 의자 위도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의자가 가까이 있어도 식탁 위에 음식을 먹겠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근데, 토토는 식탁의 음식을 먹으려고 의자를 밟고 올라가 식탁의 음식을 먹는다니…
토토와 함께 살면서 식탁 위에 음식은 모두 치우게 되었다.
토토가 보이지 않는 순간 어떤 사고를 칠지 알 수 없었다.
토토는 이렇게 내 가족이 되어 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글은 제가 브런치스토리에 연재 중인 글의 일부입니다.
몇주동안 감기와 여행으로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제대로 연재하지 못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부랴부랴 쓴 글을 퇴고하며 올렸습니다.
제 티스토리에 방문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건강 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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